- 저자
- 켄 리우
- 출판
- 황금가지
- 출판일
- 2020.07.03
1. 켄 리우 작가만의 특별한 매력이 더욱 돋보였던 책
원래 켄 리우 작가를 엄청 좋아합니다. 책 후기를 객관적으로 남기려고 노력하겠지만, 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. 저는 켄 리우 작가만의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를 좋아합니다. 마치 따뜻한 색으로 그려낸 엄청 날카로운 그림 같달까요? 『종이 동물원』이란 작품으로 알게 되었는데,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『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, 수많은 순록 떼가』을 읽어보는 걸 추천드려요. 저는 『종이 동물원』이 더 담백한하고 켄 리우만의 색깔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. 켄 리우 작가는 이 책에서 죽음을 선택할 수 없는 현재와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된 미래, 사회의 발전 방향에 대한 가치 평가,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의미 등을 묻습니다. 켄 리우 작가는 본인이 의도적으로 "도래할 리 없는" 미래에 관한 것들이라고 말했지만, 사실은 이제는 고민해봐야 할 내용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.
- 저자
- 켄 리우
- 출판
- 황금가지
- 출판일
- 2018.11.29
2. 날 고민하게 만들었던 내용들(역시 허상은 즐거워)
8 page, 저자 머리말
지난날의 지혜가 설득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? 앞선 이들은 상상도 못 했던 갖가지 선택과 직면한 시대에 한 개인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? 세상 만물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에 변하지 말아야 할/ 변하지 않아도 되는/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가?
책을 다 읽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 내려가면, 이 말이 가장 마음에 무겁게 다가왔어요. 미래를 보는 예언자가 아닌 이상 제가 이 질문에 완벽한 답을 할 수는 없겠죠. 답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저 질문처럼 많은 문제와 질문들을 마주하게 되겠죠. 어차피 완벽한 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면, 후회하지 않을 답을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래서 더더욱 내가 알고 있는 감각과 생각에 더 집중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. 그런 삶이 만족스러운 삶은 아니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살아있는 삶을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. 혹시나 여러분들도 책을 읽게 되신다면 다 읽고 8 페이지를 다시 펼쳐 이 내용을 읽어보시면 저와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합니다.
239 page, 곁
이제 밤마다 어머니한테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속으로 안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, 당신은 서랍장 위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외면하고 만다.
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 떠올리려고 애쓰다가, 이럴 땐 픽션을 흉내 내려하는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.
여러분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? 사실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나쁜 짓을 한 건 아닌데, 그걸 또 그렇다고 난 나쁜 사람은 아니지 하고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역겨울 때가 있습니다. 사실 이런 걸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나만 괴로울 뿐인 생각이더라도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.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이럴 땐 정말 내가 느껴야 할 감정의 정답을 알려줬으면 하기도 합니다. 하지만 감정에 평균값이라는 게 어디 있겠어요. 내가 느끼는 게 감정이고, 그 자체를 느끼고 직면해야 하는데 말이죠. 늘 그게 어렵더라고요.
289 page, 달을 향하여
“하지만 ‘인종과 종교, 국적,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인 신분, 정치적 견해 등’이 사유인 건 아니지요.” 장원차오는 자기가 들었던 말을 인용하고 나서 담배를 길게 한 모금 빨았다. “저는 아무도 빼앗아가지 못할 집이 한 채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. 그게 답니다. 세상은 참혹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, 법은 그중 일부만 들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더군요.”
앞으로도 우리의 법과 제도는 현실을 따라올 수 없겠죠. 세상의 발전 속도는 너무 다양하게 융합하고 너무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니까요. 비록 법과 제도가 따라오지 못할지라도,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사유하고 고민해 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습니다. 가끔 현실을 살면서 지치더라도, 책을 자주 집어 들어야만 할 이유를 오늘 또 배워갑니다. 문학은 늘 이런 재미와 생각을 안겨주어서 너무 좋습니다.
393 page, 모든 맛을 한 그릇에 ― 군신 관우의 아메리카 정착기
“바깥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는 나도 모른다. 인생은 모름지기 실험이니까. 하지만 눈을 감을 때가 되면 우리는 알 것이다. 우리 삶을 마음대로 휘두른 것은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었음을, 우리가 거둔 승리도 우리가 저지른 실수도 온전히 우리 자신의 것이었음을.
이 글처럼 삶은 내가 주체일 때 정말 본질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. 우리는 그걸 너무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. 내가 하고 싶은 것들, 갈망하는 것들에 귀를 기울이는 걸 마치 죄악처럼 느끼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, 어쩌면 그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닐까요? 비록 가끔은 나태할 수도, 가끔은 엉뚱해 보일 수도, 가끔은 멍청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도전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? 저도 더더욱 이런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.
3. 삭막한 삶 속에서 무료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몰래 선물하고 싶은 책
실제로 문명의 발전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우리가 살아갈 시대는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해졌죠. 켄 리우 작가는 어쩌면 그럴수록 우리는 우리 내면 자체에 관심을 돌려 본질로서 살아가는 데에 초점을 맞추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. 너무 바쁘게 흘러가는 삶과 화려한 일상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. 우리가 진짜 뭘 중요시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은은하게 초점을 맞춰주는 책이거든요.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는 내면을 살펴보시는 게 어떠신가요. 전 몸에는 안 좋겠지만, 오늘은 마카롱이 먹고 싶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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